후덥지근한 날씨의 일요일 오후,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넷플릭스를 틀었더니 이상한 영화 제목이 있었다. 바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였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이며 주인공이 국민배우 최민식이다. 고민할 이유 없이 바로 클릭하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컥하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 탈북한 세계적인 수학자 이학성 교수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경비원으로 일하는 고등학교에서 수학 점수가 유독 낮아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전학을 가야만 하는 수학포기자 학생 한지우와의 만남을 통하여 입시 중심적인 사회를 비판하며 스승과 제자의 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 탈북한 세계적인 수학자이며 리만 가설을 증명한 이학성 교수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경비원으로 일하는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여있는 자사고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해 수학 점수가 유독 낮아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전학을 가야만 하는 위기에 빠진 수학포기자 학생 한지우를 만났고 입시 중심적으로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한지우에게 결국 수학을 가르치게 되면서 스승과 제자의 정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삶의 전환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2010년 제54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박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리고 이학성역에 최민식, 학생 한지우 역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tvn 드라마 '비밀의 숲 2"에서 그 학생 역으로 얼굴을 알린 연기파 배우 김동휘가 맡아 연기를 선보였다. 그 외에 요즘 tvn 드라마 "이브"에서 열연하고 있는 박병은, 그리고 웹드라마로 tvn에서 방영하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으로 연기파 배우로 발돋움한 박해준, 조윤서 등이 출연한다.
영화에서는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이 나온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
"큰 건 몰라도 소소한 건 누리고 삽시다."
"QED (증명 완료)"
"음악은 시작과 끝이다"
영화에서는 좋은 음악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영화에서 감동적으로 소개되는 파이(π) 송은 3.141592…를 각각의 숫자에 음을 붙여서 이학성이 주 음을, 박보람이 보조 음을 연탄곡으로 연주하였다.
이학성과 한지우가 가까워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또한 우리의 감성을 흔들기에 더없이 좋은 삽입곡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파이송 영상과 바흐의 무반주 첼로 연주곡 유튜브영상을 올려드립니다. 참고로 파이송은 이지수 음악감독이, 바흐의 곡은 첼리스트 양성원이 연주하였다고 합니다.
https://youtu.be/lHcV81dON1c (파이송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bhV3nIOdaRA (바흐의 무반주 첼로 연주곡)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용재 작가는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영화인 만큼 텍스트로 쓰인 수식이 아니라, 시청각적인 해법이 필요했다. 그중에서도 청각에 집중했다. 수학을 얘기하며 바흐를 끄집어낼 땐 ‘평균율’이 제격이겠지만, 이학성의 캐릭터를 생각할 땐 무반주 첼로곡이 어울린다고 여겼다. 반주 없는 독주다 보니 여백이 많다. 텅 빈 백지에 목탄 크로키를 하듯 담백하고 서늘한 느낌이 좋았다”면서 “‘파이 송’은 인터넷에 많은 곡이 있다. 3.1415…를 뼈대로 하는 건 같지만 반주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시나리오에 쓴 ‘경쾌하게, 다시 구슬프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란 지문을 이지수 음악감독이 풍성하게 해석했다”라고 이용재 작가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했음에도 개봉 당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대 유행으로 하루에 수십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던 시절이었기에 관객수는 매우 적다. 좋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때를 잘못 만나 흥행에는 참패한 영화로 기록되게 되어 매우 아쉬운 영화이다.
탈북자라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조차 인민군이라는 별명으로 차별받으면서도 이학성과 의견 충돌로 다시 월북하다 군인에게 사살된 아들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숨어 살고 있는 이학성에게 다가와 수학을 가르쳐달라는 한지우는 죽은 아들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오정만 교수가 이학성을 알아보게 되는 어렸을 적에 국제 수학 경시 대회 당시 받은 펜과 이학성이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기우유, 그리고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거북이 등이 영화를 좀 더 풍성하고 감성적으로 만들고 있다.
작품에서 나오는 동훈고등학교는 전주시에 소재하고 있는 자사고인 상산고등학교이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로 유명한 홍성대 씨가 설립한 학교라는 이유도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한다.
이용재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학성은 실존인물이 아니며 여러 명의 수학자의 모습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먼저 리만가설과 함께 세계 7대 수학 난제로 꼽히는 "푸엥카레의 추측"을 증명했으나 상금도 필즈상도 거부한 스도쿠를 취미로 가진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 대수학의 한 분야인 군론에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루었지만 고향인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절되었던 한국의 수학자 이임학, 그리고 헝가리 수학자 에르되시 팔등 여러 명의 수학자들의 모습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오래전에 보았지만 아직도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는 "굿윌 헌팅"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이다.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영화이지만 후반부의 이학성과 담임선생님의 대화를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연출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부분 때문에 네이버 평점이 조금 하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영화 전체적인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력은 매우 높았지만 후반부에서의 연출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후회 없는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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