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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을 통해 본 호스피스

by studyon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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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일부분으로 그저 슬프고 안타까운 이별로 생각하고 있었던 죽음이란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먼저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는 한 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수는 28만 명이며 이 가운데 75%에 달하는 21만 명이 집이 아닌 병원에서 삶을 마감한다. 반면에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미국은 9.3%로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고 영국은 54%로 미국보다는 훨씬 높기는 하지만 그 역시도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곳으로써 또 다른 가치를 같게 되었다.

병원에서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어 천장만 바라보고 고통 속에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이제 사회적으로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1997년 퇴원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데도 퇴원시킨 보호자에게 살인죄를 판결한 보라매병원 사건처럼 도의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환자가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명확한 판단을 전제로 연명의료결정을 논의하도록 되어있지만 명확한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해석에서 차이가 날 수 있고 이런 경우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책에서 하나의 사례로 소개된 6인실에서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몸에 부착된 관이 6개나 되어 사망 후 이를 제거하는 데만 30분이나 걸린 환자도 있을 정도로 당사자와 죽음을 지켜보는 같은 병실 환자들과 보호자 모두에게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러하듯이 진료 현장에서는 연명 도구들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고 회생 가능성의 판단이 100% 진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직도 현실적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죽음을 택하기란 어려움이 많다.

회생 가능성이 없어 임종을 앞둔 환자나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의료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생명이 붙어 있는 기간을 연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가능한 연명의료를 모두 시행하는 ‘의료 집착적 행위’와 둘째로 삶의 기간보다 질에 중점을 두고 가능한 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완화 의료’다.

책에서는 적극적 안락사. 소극적 안락사, 의사 조력자살, 자연사, 존엄사 등의 죽음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자기 결정권은 항상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기 몸이라 해도 자살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은 생명권 역시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역시 새로 제정된 연명의료결정법 서식에 반드시 본인 서명이 들어가야 법적으로 유효하도록 한 것은 극심한 고통을 받는 환자에게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다를 게 없으므로 ’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선진국처럼 의료진과 가족이 상의해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다른 나라의 제도와 비교하면 한국은 가장 보수적인 편이다.

왜냐하면 말기 환자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기를 더 세분화하여 임종기에만 연명의료결정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명의료에서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이 경우만큼은 의료 기술적인 판단보다 환자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웰다잉(웰빙에 상응하여 만들어진 신조어) 운동에서는 법적 책임 문제를 강조한 사전 유언에 해당되는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를 작성하도록 권하고 있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바로 이러한 의료 행위를 호스피스라 한다.

초기 호스피스는 의료이기보다는 사랑과 봉사를 강조한 종교적인 사명감에서 이뤄졌지만 현재의 호스피스는 이제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말기 환자로 진단받은 사람이 자신의 품위와 인격을 최대한 지키며 고통 없이 남은 삶을 보내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고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지금 많은 노령 인구와 함께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으로 임종과정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도 겪게 되는 고통은 당사자의 책임으로만 넘기기에는 너무나 큰 부담이다.

호스피스는 이러한 고통을 사회가 나누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새로운 ‘임종 문화’를 정착시켜가야 할 때이다.

 

이 책에서 소개해준 대한웰다잉협회 사이트를 통하여 막연히 이론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를 직접 작성해보고 자세한 내용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죽음을 생각하면 인생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대부분 비극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이 누구에게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사회 복지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인 문제로 사회와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제도를 개선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품위 있고 명예로운 죽음에 대한 문화를 만들어가기를 바라며 나 또한 죽음과 삶에 대한 깊게 생각해 보고 다시 한번 나의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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